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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도17054 판결]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B과 공동하여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피해자를 폭행하여 치료일수 미상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2. 이 사건의 개요 및 쟁점 


가. 피해자는 검찰 및 경찰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그 피해 사실을 진술하였고,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검사의 주신문 및 변호인의 일부 반대신문에 대하여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변호인의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하여 속행된 제1심 제4회 공판기일부터 출석하지 아니하였고, 제1심은 제6회 공판기일까지는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하여 증인신문절차를 속행하면서 피해자에 대하여 증인소환절차를 진행 하였으나, 그 이후부터 피해자에 대한 증인소환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아니한 채 제9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하였다.


나. 제1심은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신문조서에 기재된 피해자의 진술(이하 '이 사건 증인신문조서'라고 한다) 등을 기초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이 사건 증인신문조서에 대하여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실질적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아니한 하자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피해자에 대한 검찰 및 경찰 각 진술조서(이하 '이 사건 진술조서'라고 한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 312조 제4항, 제314조에서 규정한 전문법칙의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그 증거능력을 부정한 후,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증인신문조서 및 이 사건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대 한 원심의 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는지 여부이다.


3. 이 사건 증인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가. 형사소송법은 제161조의2에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포함한 교호신문제도를 규정하는 한편, 제310조의2에서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 의한 반대 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지 아니한 진술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그 증거능력을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형사재판에서 증거는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심리되어야 한다는 직접주의와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하여 반대신문할 수 있는 권리를 원칙적으로 보장하 고 있는데, 이러한 반대신문권의 보장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주된 증거의 증명력을 탄핵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형식적․절차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효과적인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인 증인이 주신문의 경우와 달리 반대신문에 대하여는 답변을 하지 아니하는 등 진술내용의 모순이나 불합리를 그 증인신문 과정에서 드러내어 이를 탄핵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하였고, 그것이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책임있는 사유에 기인한 것이 아닌 경우라면, 관계 법령의 규정 혹은 증인의 특성 기타 공판절차의 특수성에 비추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상, 이와 같이 실질적 반대신문권의 기회가 부여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은 위법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 경우 피고인의 책문권 포기로 그 하자 가 치유될 수 있으나, 책문권 포기의 의사는 명시적인 것이어야 한다.


나. 원심은, 변호인의 피해자에 대한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하여 증인신문절차를 속행 하던 중 제1심 제6회 공판기일까지 피해자가 출석하지 아니하자 그 이후부터 피해자에 대한 증인소환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한 채 제9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하였으므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 그 구체적인 사유로,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공판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해자의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취지로 주장하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극렬히 다투어 온 점, 변호인이 미리 준비하여 재판부에 제출하였으나 증인신문절차 속행으로 증인의 답변을 듣지 못한 사항은 전체 반대신문사항의 1/2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폭행의 수단, 방법, 상해의 부위, 정도 등 이 사건 공소사실의 주된 부분에 관한 것이었던 점, 제1심에서 이루어진 다른 증인들의 전체적인 증언 취지가 위 폭행 및 상해 등 이 사건 공소사실과 달랐던 점 등의 사정을 들었다.


원심은 나아가,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1심 제3회 공판기일 및 제5회 공판기일에 각 '이의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실질적 반대신문권을 보장하지 아니한 하자는 그 이후인 제1심 제6회 공판기일 이후에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책문권 포기의 의사를 명시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다. 위와 같은 원심판결의 이유와 아래의 이 사건 진술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하여 원심이 그 이유로 들고 있는 사정(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중 폭행당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다소 변경되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반대신문을 통하여 피해자의 위 진술을 탄핵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그러나 피해자는 제1심 제2회 공판기일 이후부터 증인신문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증인신문절차에서의 실질적 반대신문권 보장, 책문권 포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이 사건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과 관련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절차에서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이 사건 진술조서의 기재내용에 대하여 피해자를 신문할 기회가 실질적으로 주어졌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진술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서 규정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피해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이를 근거로 전문법칙의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서 규정한 반대신문권 보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형사소송법 제314조와 관련하여


1) 형사소송법 제314조에서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라 함은 그 진술 내용이나 조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키고, 이에 대한 증명은 단지 그러할 개연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며,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 등 서면증거에 대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데,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의 이념과 소송경제의 요청을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므로, 그 증거능력 인정 요건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12 조, 제313조는 진술조서 등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접심리 주의 등 기본원칙에 대한 예외를 정하고 있는데,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원진술자 또는 작성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다는 점이 증명되면 원진술자 등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조차도 없이 증거능력을 부여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다 중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이므로, 그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2) 원심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해자의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취지로 주장하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극렬히 다투어 온 점,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중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폭행당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나, 폭행의 일시, 수단 및 방법, 상해 부위 및 정도 등에 관하여 는 다소 변경되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반대신문을 통하여 피해자의 진술을 탄핵할 필요성이 있는 점, 그러나 피해자는 제1심 제2회 공판기일 이후부터 증인신문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이 법정에서의 반대신문 등을 통한 검증을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신빙성과 임의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원심판결의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구 형사소송법 제314조(2016. 5. 29. 법률 제141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규정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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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도4477 판결 배임(인정된 죄명: 사기)]


1. 이 사건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6. 2. 3.경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에게 “주식회사 B 주식(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 12,500주를 담보로 제공하겠다. 5,000만 원만 빌려주면 이자 연 30%로 계산하여 매월 18일 지급하고, 2개월 후에 변제하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5,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담보 목적으로 이 사건 주식 12,500주를 양도하였더라도 회사에 그 양도사실을 통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제3자에게 이중양도하였으므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은 위 5,000만 원을 차용할 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금원을 차용하면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차용 당시 주권 발행 전의 이 사건 주식 78,4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2) C회계법인은 2015. 3. 31. 기준 이 사건 주식 1주당 가액을 6,118원으로 평가하였는데 이후 이 사건 주식 1주당 가액의 변동 상황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는 기록상 제출되어 있지 않다.

3) 피고인은 2016. 2. 3.경 피해자로부터 5,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이 사건 주식 1주 당 가액을 4,000원으로 평가하여 피해자에게 이 사건 주식 12,500주를 양도담보로 제공하였다.

4) 피해자는 당시 대부업을 영위하였는데, 2017. 5. 22. 경찰에서 “이 사건 주식 1주 당 4,000원으로 평가하였고 담보로서 가치가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2019. 3. 22. 검찰에서 “이 사건 주식을 담보로 제공받아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 같았다. 피고인 이 주식으로라도 변제한다면 합의할 의사가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5) 피고인이 2016. 7.경 이 사건 주식 12,500주를 채권자 D에게 양도하였으나, 피고인이 차용 당시 위 주식을 제3자에게 이중 양도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다. 위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차용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5,000만 원을 차용하기 전에 회계법인이 이 사건 주식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에 의하면, 피고인이 양도담보로 제공한 이 사건 주식 12,500주의 가액 합계가 차용금 5,000만 원을 초과하고, 피해자도 이 사건 주식 12,500주의 담보 가치를 인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차용 당시 이 사건 주식 12,500주의 가액 합계가 차용금 채무 5,000만 원을 담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회사 이외의 제3자에 대하여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도사실을 대항하기 위해서는 지명채권 양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양도통지 또는 회사의 승낙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회사성립 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간 후 6월이 지나도록 주권이 발행되지 않아 주권 없이 채권담보를 목적으로 체결된 주식양도계약은 바로 주식양도담보의 효력이 생기고 양도담보권자가 대외적으로 주식의 소유자가 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주식 12,500주를 유효하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이상 회사에 양도사실을 통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사후적으로 제3자에게 이중양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3) 또한 차용 당시 이 사건 주식 12,500주 양도에 관한 피고인의 진정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차용 이후 피해자의 담보권 실행에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하여 피고인이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다는 인식 없이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였다거나 차용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원심판결 중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위 파기 부분과 동일체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도 파기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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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도15246 판결]


1. 공소사실(업무방해)


피고인이 혼자 전화금융사기 편취 금을 한꺼번에 자동화기기를 통한 무통장/무카드 입금(이하 '무매체 입금') 하는 것임에도 

마치 여러 명이 각각 피해자 은행들의 '1인 1일 100만 원' 한도를 준수 하면서 정상적으로 무매체 입금거래를 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제3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자동화기기에 입력한 후 100만 원 이하의 금액으로 나누어 위 조직원이 지정한 불상의 계좌로 무매체 입금을 함으로써 

전화금융사기 조직원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피해자 은행들의 자동화기기 무매체 입금거래 업무를 방해하였다.


2. 1심 및 2심의 판단


유죄 인정.


3.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를 입력하는 등의 행위도 

그 입력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킬 목적으로 행해진 경우에는 여기서 말하는 위계에 해당할 수 있으나(대법원 2013도511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행위로 말미암아 업무와 관련하여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킨 상대방이 없었던 경우에는 위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5도6404 판결 참조).


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F은행 등은 금융감독원의 지도에 따라 무매체 입금거래의 한도를 ‘1인 1일 100만 원’으로 설정하고 무매체 입금거래시 자동화기기에 입금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도록 자동화기기를 설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2) 피고인은 전화금융사기의 피해자들로부터 수거한 현금을 전화금융사기 조직에게 전달함에 있어 

위와 같은 무매체 입금거래 한도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위 은행들의 자동화기기에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으로부터 받은 제3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송금자 정보로 입력하고 위 조직원이 지정한 불상의 계좌를 수취계좌로 지정한 후 

1회 당 100만 원 이하의 현금을 자동화기기에 투입하였다.


피고인이 자동화기기에 투입한 현금은 위와 같이 입력된 정보에 따라 수취계좌로 입금되었고, 그 거래에 관한 명세서는 자동화기기에서 바로 출력되었다.


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자동화기기에 제3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와 수령계좌를 입력한 후 현금을 투입하고 피고인이 입력한 정보에 따라 수령계좌로 그 돈이 입금됨으로써 무매체 입금거래가 완결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무매체 입금거래가 완결되는 과정에서 은행 직원 등 다른 사람의 업무가 관여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으므로,

피고인이 자동화기기를 통한 무매체 입금거래 한도 제한을 피하기 위하여 제3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여 1회 100만 원 이하의 무매체 입금거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있어 위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위계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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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도9789 판결]

 

1. 공소사실의 요지{「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 부분}

 

피고인은 알 수 없는 경위로 피해자의 'B' 거래소 가상지갑에 들어 있던 199.999비트코인(이하 ‘이 사건 비트코인’)을 자신의 계정으로 이체 받았으므로

착오로 이체된 이 사건 비트코인을 반환하기 위하여 이를 그대로 보관하여야 할 임무가 있었는데도, 

그중 29.998비트코인을 자신의 ‘C’ 계정으로, 169.996비트코인을 자신의 ‘D’ 계정으로 이체하여 재산상 이익인 합계 약 1,487,235,086원 상당의 총 199.994비트코인(29.998비트코인 + 169.996비트코인)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2. 2심(원심)의 판단 : 유죄

 

2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가상자산은 경제적 가치를 갖는 재산상 이익으로서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다. 피고인이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 소유 비트코인을 자신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이체 받아 보관하게 된 이상,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비트코인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횡령죄와 배임죄는 신임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같은 죄질의 재산범죄로서, 법률관계 없이 돈을 이체 받은 계좌명의인은 송금의뢰인에 대해 송금 받은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어 계좌명의인에게 송금의뢰인을 위하여 송금 받거나 이체된 돈을 보관하는 지위가 인정되는데, 가상자산을 원인 없이 이체 받은 경우를 이와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이체 받은 비트코인을 신의칙에 근거하여 소유자에게 반환하기 위해 그대로 보관하는 등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하고 관리할 임무를 부담하게 함이 타당하므로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

 

3. 대법원의 판단 : 무죄

 

2심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1) 가상자산 권리자의 착오나 가상자산 운영 시스템의 오류 등으로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다른 사람의 가상자산 전자지갑에 가상자산이 이체된 경우, 가상자산을 이체 받은 자는 가상자산의 권리자 등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사자 사이의 민사상 채무에 지나지 않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가상자산을 이체 받은 사람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가상자산을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고 피고인은 어떠한 경위로 이 사건 비트코인을 이체 받은 것인지 불분명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주체가 피해자인지 아니면 거래소인지 명확하지 않다.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가상자산을 이체 받은 사람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 대법원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ㆍ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고 함으로써, 배임죄의 성립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이 가상자산을 이체 받은 경우에는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신임관계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3) 가상자산은 국가에 의해 통제받지 않고 블록체인 등 암호화된 분산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인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 


가상자산은 보관되었던 전자지갑의 주소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그 주소를 사용하는 사람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고, 거래 내역이 분산 기록되어 있어 다른 계좌로 보낼 때 당사자 이외의 다른 사람이 참여해야 하는 등 일반적인 자산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관련 법률에 따라 법정화폐에 준하는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고 그 거래에 위험이 수반되므로, 형법을 적용하면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4) 원인불명으로 재산상 이익인 가상자산을 이체 받은 자가 가상자산을 사용ㆍ처분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착오송금 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한 판례를 유추하여 신의칙을 근거로 피고인을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이 사건 비트코인이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전자지갑으로 이체되었더라도 피고인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피해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5) 그런데도 피고인을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2심은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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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도12199 판결]


"타인에게 자기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도한 계좌명의인이 그 계좌에 송금·이체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으로 추정되는 돈을 인출한 사실에 대하여 횡령죄로 기소되었으나, 사기죄로는 기소되지 않은 사안에서, 원심은 피고인에게 사기 범행을 방조하려는 미필적인 고의가 인정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무죄로 판단하였으나, 위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선고된 법리에 따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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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좌명의인이 송금․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계좌이체에 의하여 취득한 예금채권 상당의 돈은 송금의뢰인에게 반환하여야 할 성격의 것이므로, 계좌명의인은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에 대하여 송금의뢰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계좌명의인이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을 그대로 보관하지 않고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이러한 법리는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경우 계좌명의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아무런 법률관계 없이 송금․이체된 사기피해금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피해자를 위하여 사기피해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하고, 

만약 계좌명의인이 그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2. 앞서 본 법리와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명의 계좌에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명의로 송금된 돈을 소비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위 사람들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그런데도 이와 달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