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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자금세탁을 위해 교부받은 범죄수익 등인 수표를 횡령한 사건

[대법원 2016도18035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되는 은닉행위를 위해 피고인이 교부받은 범죄수익 등인 수표는 불법원인급여물에 해당하여, 이를 임의로 소비한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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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련 법리


민법 제746조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뜻은, 

그러한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무효임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는 데 있으므로, 

결국 그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된다.


한편 민법 제746조에서 말하는 ‘불법’이 있다고 하려면, 

급여의 원인 된 행위가 그 내용이나 성격 또는 목적이나 연유 등으로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ㆍ반윤리성ㆍ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급여가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이루어졌지만 이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규범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한다.


2.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① 공소외 1은 액면금 합계 19억 2,370만 원인 수표들(이하 '이 사건 수표‘)을 현금으로 교환해 달라고 공소외 2에게 부탁한 사실, 

② 이 사건 수표는 공소외 3, 공소외 1 등이 불법 금융다단계 유사수신행위에 의한 사기범행을 통하여 취득한 범죄수익이거나 이러한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하 합쳐서 '범죄수익 등')인 사실, 

③ 공소외 2는 공소외 4를 통해 수표 교환을 의뢰할 상대방으로 피고인을 소개받은 사실, 

④ 피고인은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면 그 대가로 2,0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 사건 수표가 범죄수익 등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교부받아 공소외 5를 통해 그 일부를 14억 원에서 15억 원 가량의 현금으로 교환한 사실, 

⑤ 피고인은 공소외 6, 공소외 7과 공모하여 아직 교환되지 못한 수표 및 교환된 현금 중 18억8,370만 원을 임의로 사용한 사실을 알 수 있다.


3.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수표를 교부받은 원인행위는 이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고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으로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형사 처벌되는 행위, 

즉 거기에서 정한 범죄수익 등에 해당하는 이 사건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하여 그 특정, 추적 또는 발견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은닉행위를 법률행위의 내용 및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


한편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국제적 기준에 맞는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마련하고 범죄수익의 몰수ㆍ추징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특정범죄를 조장하는 경제적 요인을근원적으로 제거하여 건전한 사회질서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특정범죄를 직접 처벌하는 형법 등을 보충함으로써 중대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형사법 질서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추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의하여직접 처벌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은 그 자체로 반사회성이 현저하다.


뿐만 아니라 형벌법규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금세탁행위를 목적으로 교부된 범죄수익 등을 특정범죄를 범한 자가 다시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그 범죄자로서는 교부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언제든지 범죄수익을 회수할 수 있게 되어 자금세탁행위가 조장될 수 있으므로, 

범죄수익의 은닉이나 가장, 수수 등의 행위를 억지하고자 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입법목적에도 배치된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범죄수익 등의 은닉범행 등을 위해 교부받은 이 사건 수표는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한 물건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이 피고인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그중 교환하지 못한 수표와 이미 교환한 현금을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공소외 4와 피고인 사이의 이 사건 수표에 관한 위탁관계는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일 뿐 다른 범죄행위에 사용하기 위한 자금으로 교부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수표가 범죄수익에 해당하여 그 교부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위탁관계의 내용에 따른 이 사건 수표의 교부 자체가 반사회질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교부행위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불법원인급여와 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